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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의 역사에서 미래를 개척하다

장수 브랜드의 딜레마

세계가 보기에 일본은 장수 기업 강국이라고 한다. 기업의 평균 수명이30년으로 알려져 있는 가운데, 닛케이BP 컨설팅-주년사업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일본에는 창업 100년 이상 된 기업이 3만 7085개에 달한다고 한다.

이는 전 세계 창업 100년 이상 기업의 50.1%를 차지하며 2위인 미국(29.5%)과 큰 차이를 보이며 세계 1위라는 결과를 낳았다. 그 배경에는 각 기업이 가진 브랜드 파워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들이 오랜 역사 속에서 쌓아온 브랜드 파워는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자산이 되고있다. BtoC 영역에서는 세상의 가치관과 시장의 경쟁상황이 크게 변동하는 가운데서도 꾸준히 판매되는 롱셀러 브랜드가 기업 활동의 큰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브랜드 출시 당시를 모르는 소비자들에게도 ‘부모님이 사주셔서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스테디셀러가 되었다’, ‘안심하고 믿을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 롱셀러 브랜드에는 하루아침에 이룰 수 없는 가치가 축적되어있습니다.

한편, 롱셀러 브랜드에 대한 고민과 상담도 종종 받는다.

“매출은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사용자들의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미래적 관점에서 위기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브랜드에 활력을 불어넣고 싶은데, 기존 고객을 유지하면서 새로운가치를 어떻게 어필해야 할지 모르겠다.”
쌓아온 역사와 자산이 있고, 현재도 큰 문제가 없는 경우가 많은 롱셀러 브랜드이기 때문에 리뉴얼에 신중을 기하게 되는 것이다.

미래를 내다보는 ‘보편적 가치’의 새로운 정의
전국 마트나 드럭스토어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쿠키 브랜드 A는 출시초기부터 변함없는 과일의 만족감과 촉촉한 식감이 특징인 롱셀러 상품이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커피를 마시는 기회가 늘어난 영향도 있어 매출 자체는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주 고객층이 고령화되고 젊은 세대에게 ‘올드한 이미지’로 인식되고 있는 것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기 시작했다. 이에 브랜드 탄생 50주년을 맞아 미래를 내다보는 리뉴얼을 검토하고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본 프로젝트에서는 브랜드 활동의 핵심이 되는 보편적 가치인 ‘CORE VALUE’와 패키지 디자인 개발을 진행했습니다. 리뉴얼이라고 하면 패키지 디자인의 변경, 새로운 커뮤니케이션의 발신, 상품 디자인 개선 등다양하지만, 단순히 새로워 보이는 일면적인 리뉴얼이 아닌 미래의 브랜드 활동을 지속적이고 일관성 있게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업스트림 개념으로 시작하였습니다. 개념부터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상품 브랜딩의 4P 프레임(아래 참조)의 관점에서 브랜드 활동을 바라보며, 그 지표가 되는 ‘CORE VALUE’를 정의하고자 했습니다.

Position… 경쟁 제품이 모방할 수 없는 고유한 가치.
Product…상품군을 관통하며, 신상품 검토 시에도 판단 기준이 되는가치.
Promotion…프로모션으로 표현할 수 있는 가치. 소비자, 비즈니스 파트너에게 쉽게 전달되고 기억에 남는 것.
Package… 그래픽 요소로 표현할 수 있고, 매장에서 소구할 수 있는가치.

새로운 가치의 힌트는 미래가 아닌 과거에 있다

그렇다면 ‘CORE VALUE’는 어떻게 도출하면 좋을까? 브라비스에서는 이러한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어떻게 되고 싶은가’라는 미래 비전뿐만 아니라 브랜드 탄생부터 현재까지의 스토리, 즉 ‘브랜드 DNA’를 매우 중요하게 여깁니다.

“온고지신(溫故知新)이라는 말처럼, 그 브랜드가 왜 태어났는지, 시대적 배경이 변화하는 가운데 어떤 가치를 소비자에게 전달해왔는지 되돌아봄으로써 그 브랜드만이 내세울 수 있는 고유한 가치를 찾아냅니다. 그리고 그 고유한 가치가 앞으로 세상과 소비자에게 어떤 긍정적인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어떻게 지지받을 수 있는지를 수립함으로써 지금까지 사람들에게 사랑받아온 브랜드 스토리의 연장선상에 있는 새로운 가치를 제시할 수 있는 것이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도 영업, 기획, 홍보, 제조, 연구개발 등 다양한 섹션의 담당자들에게 브랜드 A의 DNA와 앞으로 어떤 브랜드가 되고 싶은지에 대한 미래상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드러난 강점은 ‘과일 소재를 많이 사용하는 것과 소재의형태를 그대로 살린 성형으로 자연 유래의 맛에 대한 고집’, ‘기계에 맡기지 않고 사람의 감각과 기술을 활용한 제조를 통한 높은 품질’이라는점이었다. 흔히 전통 제품이라고 생각하기 쉬운 A 브랜드가 사실은 현대 소비자들에게도 통하는 장인정신이 느껴지는 장인정신을 50년 전부터 지켜온 제품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렇게 브랜드의 DNA를 깊게 파고든 끝에 도달한 유일무이한 제공가치를 카피라이팅과 마케팅에강점을 가진 당사 멤버들이 토론을 거듭하며 ‘CORE VALUE’로 승화시켜 나갔습니다.

새로운 'CORE VALUE'가 만들어가는 미래

이후 당사는 ‘CORE VALUE’를 기점으로 패키지 디자인 개발을 진행했습니다. 다른 프로젝트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상품에 대한 디자인 경험이 풍부한 당사 디자이너 40여 명이 아시아 각 지사에서 참여했습니다. 우리 전략팀이 중심이 되어 개발한 새로운 ‘CORE VALUE’를 그대로 브라비스 팀에서 디자인에 녹여내어, 브랜드의 상류 개념부터 소비자와의 접점인 패키지까지 일관성 있는 브랜드 만들기를 실현했습니다.

새로운 디자인에서도 패키지의 컬러나 싱그러운 시즐 표현과 같은 요소는 기존 디자인에서 그대로 계승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 요소들이 소비자에게 기억되고 브랜드 가치가 축적된 브랜드 자산이기 때문입니다. 브랜드의 DNA를 세심하게 돌아봤기 때문에 디자인 개발에서도이러한 전략적 판단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클라이언트로부터 ‘DNA를 탐색하는 과정에서브랜드 담당자도 몰랐던, 미처 깨닫지 못했던 가치를 발견할 수 있었다’는 말씀이 인상 깊게 남아있습니다. 기업의 역사 그 자체인 롱셀러브랜드는 브랜드 담당자가 입사하기 전부터 이어져 온 경우가 많습니다. 새로운 시책이나 어필을 하려다 보면 자칫 현재와 미래에만 집중하기 쉽다. 그것도 중요하지만, 그 브랜드가 걸어온 궤적을 잘 돌아보고DNA를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았습니다. 특히 저희 회사에서는 브랜드의 탄생 스토리, 즉 그 브랜드가 어떤 대의명분을 가지고 탄생했는지를 중요하게 여깁니다.

이번에 저희 회사에서는 패키지 디자인 개발을 담당했는데, ‘CORE VALUE’를 중심으로 앞으로 어떤 프로모션과 상품 개발을 진행할지, 프로젝트를 통해 브랜드 A의 팬이 된 우리는 앞으로의 50년이 매우 기대됩니다.

닛케이 BP 컨설팅・주년사업연구소「창업 100년 기업 국가별 랭킹」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