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사단법인 일본패키지디자인협회(JPDA)의 이사장으로 근무하고 있던2007년, European Brand & Packaging Design Association(EPDA)의 회원으로서 교류하던 에브라르 부부의 연락을 받았습니다.

그 내용은 국제적인 패키지 디자인 공모전을 개최할 것이며 그 첫 번째 공모전의 심사위원을 부탁하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공모전이 지금도 매년 개최되고 있는 펜타워즈입니다.

원래 이러한 심사는 작품의 실물을 보고 판단하는데, 전세계에서 접수된 1000점 이상의 작품을 사진만으로 평가하기 때문에, 제가 경험한 것 중에서도 상당히 어려운 작업이었습니다.

이듬해부터는 심사위원을 그만두고, 심사를 받는 사람으로서 매년 펜타워즈에 작품을 응모하였고, 이제까지 많은 상을 수상했습니다. 잊을 수 없는 기억도 있습니다. 2014년 도쿄에서 개최된 수여식에 아내와 함께 기모노를 입고 참석했을 때, 해외 디자이너에게 사진 촬영을 요청 받아 살짝 스타가 된 기분을 맛볼 수 있었습니다. 기모노는 일본인을 상징하는 소중한 문화라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펜타워즈 수상의 중요성을 실감한 것은, 최근 몽골의 주류 회사에서 업무 의뢰를 받았을 때입니다. 저는 몽골에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어서 시장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합니다. 어디에서 브라비스를 알게 되었는지 물었는데, 일본의 디자인 회사를 알아볼 때 펜타워즈 수상 경력이 있는 회사를 찾다가 브라비스를 알게 되었고, 한국인 디자이너에게 추천을 받기도 했다고 합니다. 아시아 No.1을 목표로 삼은 입장으로서는 매우 기쁜 이야기였습니다.

펜타워즈는 전세계에서 다양한 카테고리의 작품이 접수되므로, 당연하게도 코모디티화(Commoditization)된 작품으로는 수상이 어렵습니다. 그렇다고는 해도, 그저 재미있기만 한 디자인을 만들면 되는 것도 아닙니다. 국제적인 상이므로 각국의 시장과 시류(時流)를 감안하는 디자인이라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이디어·완성도·시류(時流)에 맞는’ 이 세 가지 요소로 수상이 결정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평범한 방법으로는 갈 수 없는 힘든 여정이지만, 앞으로도 수상할 수 있는 디자인을 계속 만들어 가고자 합니다.